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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러시아 항공 아에로플로트

프라하루 2017. 9. 23. 15:23

악명 높은 러시아 항공 아에로플로트, 과연?

 

 운이 좋았던 것일까, 우연한 기회로 프라하로 가게 되었다. 체코라는 나라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을 뿐더러 프라하라는 도시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동유럽의 아름다운 관광지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이 여정을 시작 할 지 말아야 할 지 한참을 고민했다. 결론적은 한번 사는 인생 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가자는 결심을 굳히며 나는 프라하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받게된다.

 

 프라하로 가기 위해 러시아 항공 아에로플로트의 표를 받았다. 수화물 분실이 잦고 승무원들의 서비스가 불친절 하다고 유명한 항공사여서 출발 전 불안한 마음이 앞섰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눈 감아 줄 수 있는 매력적인 가격은 많은 여행자들이 이 항공사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나는 왕복 6개월 짜리 티켓을 받았다. 체크인을 하는데 직원이 나에게 몇가지 질문을 했다. '혹시 학생비자나 워크비자 받고 가시는 거세요?' 직원은 나에게 장기 비자가 없으면 6개월 왕복 티켓으로는 입국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당황한 나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관광비자로 가능한 최대 90일 짜리 왕복 티켓으로 출국 날짜를 변경해야 했고, 눈 앞에서 아까운 수수료 100달러가 획 하고 날아가 버렸다. 

 

 아에로플로트 항공은 인천공항에서 체코의 수도 프라하까지 약 100만원 정도에 다녀 올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수화물은 1개까지 무료로 위탁할 수 있으며 무게는 23kg을 초과해서는 않된다. 23kg 초과 수화물에는 약 100달러의 수수료가 발생하고, 추가 수화물도 마찬가지로 1개 당 100달러가 추가된다. 만약 입국 혹은 출국 날짜 변경시 100달러가 추가된다. 기내에는 10kg까지 들고 탑승할 수 있다. 인천공항에 미리 도착하면 러시아 항공을 탈 수 있는 D 라인 근처에 캐리어의 무게를 미리 체크 할 수 있는 저울이 있다. 악명 높은 러시아 항공이라 출발 직전까지 걱정을 했으나, 연착도 없고 탑승수속도 빠르게 진행되었다.

 

 

 비행기 탑승 시 기내용 슬리퍼, 담요, 이어폰이 제공된다. 좌석 사이즈는 타 항공사에 비해 꽤 넉넉한 편이다. 대한항공 좌석 보다 약간 더 여유 있어 키가 크고 몸집이 있는 사람들도 불편하지 않을 것 같았다. 기내 서비스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영화를 즐길 수 있고 간단한 게임 종류도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다. 

 

 프라하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인천에서 모스크바까지 9시간의 비행 후 한 번의 경유를 거쳐야 한다. 경유 대기 시간은 약 3시간이며, 모스크바 공항에서 프라하까지는 약 2시간 45분정도 소요된다.   

 

 

 듣던 대로 직원들의 서비스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관광학을 전공한 나이기에 여행을 가거나 비행기를 탈 때 관광학도의 시선으로 그들을 평가하게 된다. 승무원들은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을 일관했으며, 손님들의 요청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보였다. 내 경우를 말해 보자면, 나는 오렌지 주스를 주문하였고 내 옆사람은 와인을 주문했다. 그리고 승무원은 이 둘을 바꿔서 우리 손에 건네주었다. 또 물어 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나에게 물 한컵을 덥석 건낸다. 아마 다른 손님이 주문한 것을 헷갈려 나에게 준 듯하다. 손님이 다른 음료수를 한번 더 요청하자 한 승무원은 깊게 한숨을 내쉬며 귀찮다는 듯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들을 보며 맡겨 높은 나의 위탁수화물들이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서비스는 엉망이었지만 기내식만큼은 훌륭했다. 약 5개월 동안 여행을 하며 다양한 항공사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으나 러시아 항공만큼 퀄리티 있는 기내식은 먹어보지 못했다. 치킨과 피쉬 중 나는 피쉬를 선택했는데, 까르보나라 소스에 생선을 곁드린 음식으로 감자 샐러드와 함께 제공 됬다. 뿐만 아니라 빵과 버터, 초코크림케익, 약간의 샐러드 및 음료까지 꽤 풍성한 한끼 식사였다. 음식은 따듯했고 맛 또한 만족스러웠다. 뿐만 아니라 간식으로 작은 아이스크림을 통째로 제공했다. 이렇게 약 9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총 2끼의 기내식과 한번의  간식 그리고 약 2-3번의 음료가 제공된다.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하면 먼저 탑승게이트를 찾아야 하는데 공항이 꽤 큰 편이라 탑승게이트 까지 약 15분-20분 정도를 걸어야 한다. 일직선으로 이어진 통로라 길을 찾는게 어렵지 않지만 만약 도착이 지연되는 경우 조금은 서두를 필요가 있다. 특히 탑승게이트 번호가 자주 바뀌는 일이 발생하므로 틈틈히 확인해 주는 것 또한 필수다. 2시간 45분을 대기한 후 프라하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도 기내식이 제공됬다. 연어와 야채로 속이 채워진 빵과 과일 젤리이다. 다른건 모르겠으나 이 항공사 기내식 만큼은 참 칭찬해 주고 싶다. 도착 후 캐리어를 찾는데 긴장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혹여나 수화물이 분실되기라도 하면 골치아픈 상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내 수화물 모두 잘 도착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러시아 항공에 10점 만점에 약 7점을 주고 싶다. 승무원들의 서비스 친절도만 빼면 좌석사이즈, 기내식, 가격 모두 우수했기 때문이다. 여행을 위해 아에로플로트 항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출발 전 크게 걱정 할 필요 없어 보인다. 승무원 말로는 요즘 시스템이 많이 나아진 편이라 수화물 분실 및 비행기 연착이 되는 사례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수화물 분실은 어느 항공사나 확률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왠만하면 합리적인 가격인 러시아 항공, 믿어도 될 듯하다는 의견이다.